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제주 애월에 남은 삼별초 최후 항전의 기억
문화2026-05-05T15:07:41+09:00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제주 애월에 남은 삼별초 최후 항전의 기억

Hangpaduri: The Last Stand of the Sambyeolcho on Jeju Island

갈치바다 제주이야기제주 애월 음식·여행 에디터
2026.05.05T15:07:41+09:00 · 5분 읽기
TL;DR 핵심 요약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사적 제396호)는 1271년 삼별초가 몽골 침략에 맞서 제주에 축조한 최후의 항전 거점입니다. 외성 둘레 약 6km, 면적 109만㎡ 규모이며, 전시관·순의비·성벽 산책로를 갖추고 있습니다. 무료 입장, 갈치바다에서 차로 15~20분 거리입니다.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입구와 순의문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입구와 순의문 · 이미지 참고용

750년이 지난 지금도, 이 땅 위에 쌓인 돌은 당시의 결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항파두리, 해발 120~220미터 중산간 경사면에 걸쳐 놓인 성벽의 흔적. 이곳은 고려시대 삼별초가 몽골 제국에 맞서 벌인 최후 항전의 무대입니다.


1270년, 고려 조정이 몽골에 굴복하여 강화도에서 개경으로 환도했을 때, 삼별초는 항복을 거부했습니다. 진도로 옮겨 저항을 이어갔으나 1271년 4월 진도가 함락되자, 김통정 장군이 이끄는 잔여 병력은 바다를 건너 제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이곳 항파두리에 성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성벽의 규모, 6킬로미터에 담긴 의지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토성 성벽과 초원 풍경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토성 성벽과 초원 풍경 · 이미지 참고용

외성의 둘레는 약 6킬로미터, 면적은 109만 7,490제곱미터에 달합니다. 장축 1,450미터, 최단축 660미터. 내성은 둘레 약 750미터로, 지휘부와 핵심 시설이 배치되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규모를 1271년의 기술과 인력으로 쌓아 올렸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돌과 흙을 겹겹이 다져 만든 토성 방식이며, 지금도 일부 구간에서는 성벽의 윤곽을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성벽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으면, 사방으로 열린 시야에 중산간 초원과 먼 바다가 들어옵니다. 이 시야가 바로 방어의 이점이었습니다.


전시관과 순의비, 역사를 눈앞에 불러내는 공간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전시관 내부와 유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전시관 내부와 유물 · 이미지 참고용

유적지 내에 마련된 전시관에서는 당시 전투에 사용된 철제 갑옷, 기와 파편, 화살촉 등 발굴 유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시관 입장은 무료이며, 삼별초의 이동 경로와 항전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패널이 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순의문과 순의비는 목숨을 바쳐 싸운 이들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1273년 4월, 여몽 연합군 1만여 명의 대규모 공격으로 항파두리성이 함락되었고, 김통정 장군은 전사했습니다. 고려 40년 항몽 전쟁의 마지막 장이 이곳에서 닫힌 것입니다.


이 유적지가 <a href="https://www.heritage.go.kr"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국가유산포털</a> 사적 제396호로 지정된 것은 1997년이지만, 땅속에 묻힌 역사는 750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국 역사상 최초의 대몽 해양 저항 거점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배롱나무 꽃길, 8월의 진분홍빛 보너스


항파두리 유적지 배롱나무 꽃길과 여름 풍경
항파두리 유적지 배롱나무 꽃길과 여름 풍경 · 이미지 참고용

역사 탐방만이 이곳의 전부는 아닙니다. 8월이 되면 유적지 곳곳에 심어진 배롱나무(백일홍)가 일제히 개화하여 진분홍색 꽃길을 만들어냅니다. 초록 잔디와 분홍 꽃, 그리고 푸른 제주 하늘이 만들어내는 삼색 조합은 역사 유적지에서 예상치 못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 시기에는 유적지와 꽃 사진을 함께 담으려는 방문객이 늘어나지만, 워낙 넓은 부지라 혼잡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제주에서도 드문 공간입니다.


역사의 무게를 내려놓고 맞이하는 저녁


갈치바다 애월점 갈치조림 순살 한 점과 오션뷰
갈치바다 애월점 갈치조림 순살 한 점과 오션뷰

750년 전의 전장을 걸어 나와 차로 15~20분을 달리면, 시간은 현재로 돌아옵니다. 갈치바다 애월점의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삼별초가 건너왔던 그 바다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평화롭기만 합니다.


매콤한 양념장에 자박하게 졸아든 은갈치 순살을 한 점 떠올리면, 부드러운 살결이 혀 위에서 녹아내립니다. 무거운 역사 이야기를 소화하기에 따뜻한 한 끼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숟가락을 드는 순간 알게 됩니다. 역사 탐방과 미식이 하루 안에 공존하는 코스, 제주 서부에서만 가능한 시간입니다.


찾아가는 길과 실용 정보


주소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항파두리로 50입니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약 35분, 평화로(1135번) 방면 내륙으로 이동합니다.


운영시간은 09:00~18:00(입장마감 17:30), 연중무휴입니다. 입장료·주차비 모두 무료입니다. 전시관도 별도 요금 없이 관람 가능합니다.


성벽 산책로는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구간이 많으므로 편한 신발을 착용하세요. 여름에는 그늘이 적어 모자와 물을 꼭 챙기시길 권합니다. 역사 탐방 전후로 같은 애월 중산간에 위치한 납읍난대림지를 함께 둘러보면, 제주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하루에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돌 위에 새겨진 시간은 잊히지 않습니다. 750년 전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성벽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속에 남아 있습니다.

#항파두리#항몽유적지#삼별초#김통정#사적#역사여행#애월문화#배롱나무

마지막 검수: 2026.05.05T15:07:41+09:00

자주 묻는 질문

Q.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입장료는 얼마인가요?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입니다. 전시관 관람도 무료입니다.
Q. 항파두리 유적지 관람 소요 시간은?
전시관, 순의비, 성벽 산책까지 약 1시간~1시간 30분이면 충분합니다.
Q. 삼별초와 항파두리의 역사적 의미는?
1271년 몽골에 항복한 고려 조정에 맞서 삼별초가 제주에 쌓은 최후의 항전 거점입니다. 1273년 함락되었으며, 고려 40년 항몽 전쟁의 마지막 장소입니다.
Q. 항파두리 유적지에서 갈치바다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차로 약 15~20분 거리입니다. 역사 탐방 후 해안으로 내려와 오션뷰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750년 전 성벽 사이를 걸어 나오면, 무거웠던 역사의 공기가 해안 바람으로 바뀝니다. 유적지에서 차로 15분, 삼별초가 건너왔던 그 바다를 지금은 평화로운 창가에서 바라봅니다. 부드러운 은갈치 순살 한 점을 입에 올리면, 현재라는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고성 석벽과 촛불 아래 구운 생선 저녁
역사 탐방 뒤에 차려지는 바다 앞 한 상

750년 성벽에서 내려와, 평화로운 바다 앞 저녁

유적지에서 15분 · 은갈치 순살 조림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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